감꽃이 홍시가 되는 날
달지도 않은 그 꽃잎을 입에 넣고 씹던 시절 감꽃 진 자리에 청감이 열리면 감나무는 자애로운 어머니처럼 따닥따닥 붙은 무게가 버거워 눈물 뚝뚝 감또개 떨군다 끝까지 매달려야 그렇게 손을 꽉잡은 푸르던 감은 햇살의 따사로움 속에 익어가고 바람의 채찍질에 흔들리면서도 제 자리를 놓지 않아야 마침내 붉어진다 홍시는 여호와의 빛을 머금는다 그 안에서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그린다 낙원이 오는 날까지 나는 끝까지 매달린다 씁쓸함도, 고독도, 기다림도 달콤해지는 그 날까지