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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람은 회색으로 퍼져나가고
한 쌍의 제비는 그 위에서 노는 날
끊어진 연처럼 뚝 바람에 떨어졌다가
다시 팽팽한 사랑의 기술로 치솟다가
하는 좋은 날에
먼 산 어두운데
저 깊고 검푸른 산에
흰색 많이 빨강색 쪼끔 섞어
누가 애써 환희 핀 벗나무 심었을까?
옆집에 시집 온 새색시 같아
벌렁벌렁 눈이 떨리네
동네 삼춘 이야기로는
직박구리가 버찌를 따 먹고
어쩔바 몰라 둘러보고
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
똑 떨어지는 그 쾌감을 느꼈는데
그곳에서 싹을 트고 자랐다고
산벚꽃 나무는 직박구리를
엄니로 알겠네
그래서 봄마다 저리 피어
제비 바람타기 좋은 날에
엄니 만나러 와서
우리 풋사랑을 설레게 한다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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